수영장에서 가장 흔히 걸릴 수 있는 질환으로는 설사병이 있다. 수영장은 수질 관리를 위해 소독제 성분을 사용하지만, 물속 크립토스포리디움 같은 균은 염소 소독으로도 제거할 수 없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는 설사 증상이 있으면 수영을 피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설사가 가라앉은 후 며칠~2주 내에도 노로바이러스나 대장균과 같은 미생물을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변을 통해 나온 병원체는 물에 의해 전염되기 때문에 물놀이 전후 꼼꼼한 샤워는 필수다. 이외에도 수영장 물은 삼키지 말고 입에 닿는 것도 피해야 한다. 만약 물놀이 후 설사병이 생겼다면 탈수증상을 막기 위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균의 전염을 막기 위해 소독한 수영장 물은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화학성분인 염소 성분에 계속 노출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건조해진다. 여드름, 건선, 습진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아토피성피부염을 갖고 있다면 악화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피부가 예민해 저농도의 자극에도 반응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수영장 물에 오래 있는 것을 피하는 게 좋다. 물놀이 후에는 잔여 성분이 남아있지 않도록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만약 수영장을 다녀온 뒤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고 빨개진다면 피부과를 찾아야 한다.
유행성 결막염도 물놀이 후 걸리기 쉬운 질환이다. 유행성 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생기는 질환으로, 오염된 물이나 이미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와의 접촉에 의해 전염된다. 유행성 결막염이 생기면 눈이 충혈되고 이물감이 느껴진다. 부종, 통증, 가려움증 등도 동반된다. 이 질환은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물놀이 후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른 사람들과 접촉을 피해야 한다. 물놀이를 할 때는 눈 보호를 위해 반드시 물안경을 착용하고, 서클렌즈나 콘택트렌즈 착용은 피한다. 렌즈를 끼면 각막에 산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세균 감염에 취약해진다. 그리고 절대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만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여성의 경우 수영장에서 물놀이 후 질염을 주의해야 한다. 질염은 질에 세균이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기온이 높고 습한 여름철에 더욱 심해진다. 특히 물에서 균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곰팡이성 질환이라는 특성상 사람이 많을수록 감염될 위험이 커진다. 게다가 생식기를 물에 젖은 채 내버려두면 곰팡이 등 균이 증식하기 쉽다. 따라서 수영을 한 뒤에는 생식기를 신경 써서 완전히 말린 후 속옷을 입어야 한다. 만약 물놀이 후 질 분비물이 많아졌거나 심한 냄새, 가려운 증상이 있으면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작성자 박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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