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나이미 캐나다 빅토리아대 캐나다약물사용연구소 교수팀은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를 분석해 설계 결함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25일 국제학술지 '알코올 및 약물 연구 저널'에 공개했다.
다수의 연구에서 적당한 음주를 하는 사람들이 술을 먹지 않는 사람보다 심장병, 기타 만성 질환의 위험이 줄어들며 수명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이를 근거로 적당한 술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통념이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퍼졌다.
연구팀은 음주 습관과 수명의 관계를 살핀 107개 연구를 분석했다. 총 483만여 명과 42만여 명의 사망자가 포함됐다. 단순히 전체 데이터를 종합하자 가벼운 음주자가 술을 마시지 않는 금주자와 비교해 사망 위험이 14% 낮게 나타났다. 통념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더 자세히 분석한 결과 몇몇 연구들에서 근본적인 '설계 결함'이 발견됐다. 연구 대상이 주로 노년층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금주자가 술을 마시지 않는 이유에 대한 파악이 부족해 평생에 걸친 음주 습관을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중간 정도의 음주자가 이미 여러 건강 문제가 발생해 술을 끊거나 줄인 '금주자'와 '가끔 음주자' 그룹과 비교됐다. 연구팀은 "이러면 술을 계속 마시는 사람이 훨씬 건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55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과거 음주 경력이 있는 사람을 평생 금주자 그룹에서 제외한 몇몇 '고품질' 연구는 적당한 음주와 수명 연장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참가자를 대상으로 하고 과거 음주자와 평생 금주자를 구분하지 않은 '저품질' 연구는 적당한 음주가 긴 수명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편향이 있는 연구가 음주와 건강의 긍정적인 연관성을 오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술을 만병통치약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대중의 상상 속에 박혀 있는 것 같다"며 "어떤 주요 보건 기관도 무해한 음주 수준을 설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한 음주 수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5288/jsad.23-002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