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이 부족하면 혈액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증명한 국내 연구 결과가 있다. 대구보훈병원 연구팀이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19세 이상 성인 1만5014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양별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적정 수면을 취하는 사람은 유병률이 9.8%로 가장 낮았고,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13%, 수면이 지나친 사람은 10.5%였다. 연구팀이 이상지질혈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감안해 분석한 결과, 수면이 부족한 사람의 이상지질혈증 발생 위험은 적정 수면을 취하는 사람의 약 1.2배로 높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수면 부족이 대사와 관련한 호르몬 기능과 인체 면역 방어체계에 영향을 미쳐 혈중 지방 농도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분석했다.
수면이 부족하면 만성 탈수증이 생길 수도 있다. 하루 6시간을 자는 사람은 7~8시간 자는 사람보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다는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연구가 있다. 잠을 자는 시간이 짧을수록 체내 수분 함량을 조절하는 바소프레신 호르몬 주기가 교란된다. 수면 부족이 오래 지속될수록 바소프레신 분비가 이상해지면서 만성 탈수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수면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우리 몸은 살찌기 쉬운 체질로 변한다. 자는 동안에는 자율신경 중 몸을 흥분시키는 역할을 하는 교감신경 활성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이 과정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신경전달물질인 카테콜아민이 증가해 혈당이 올라간다.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면 우리 몸은 이를 떨어뜨리기 위해 인슐린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한다. 문제는 과분비된 인슐린이 지방 분해와 연소를 막고 지방 축적을 촉진한다. 특히 늦게 잘수록 야식 섭취 확률이 높아지는데, 밤에는 낮보다 소화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가 섭취한 음식이 지방으로 흡수되는 비율도 높아진다.
작성자 박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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