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울증 치료를 받은 지 벌써 3개월 정도 됐어요.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처음에는 저도 제가 우울증이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어요. 그냥 일이 힘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했죠. 야근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쌓이고...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어요. 근데 점점 더 힘들어지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알람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팠죠. 출근길에는 지하철에서 자꾸 눈물이 나고... 회사 화장실에서 몰래 울기도 많이 했어요. 집에 와서는 그냥 침대에 누워있기만 했고요.
식욕도 없어졌어요. 예전엔 맛있게 먹던 음식들도 별로 먹고 싶지 않았어요. 한 달 만에 3킬로가 빠졌네요. 친구들이랑 약속도 자꾸 취소했어요. 만나서 뭘 하고 싶은 의욕도 없었고, 그냥 혼자 있고 싶었거든요.
회사에서도 실수가 늘어났어요. 집중도 잘 안 되고, 기억력도 떨어지는 것 같았죠. 팀장님한테 몇 번 지적도 받았어요. 예전의 제가 아닌 것 같았죠.
가장 힘들었던 건 밤에 잠들지 못하는 거였어요. 이불 속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새벽 3-4시가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죠. 그러다 보니 아침에는 더 힘들고... 악순환의 연속이었어요.
가장 먼저 눈치챈건 우습게도 팀장님이었어요. ㅎㅎ
제 모습이 많이 달라진 걸 눈치채셨나 봐요. 어느 날 점심에 찾아오셔서 "너 많이 힘들어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 갑자기 눈물이 났어요. 그동안 혼자 참고 있었던 게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 같았죠.
그러고서는 병원에 한번 가보라고 하셨어요. 처음엔 거부했죠. '나는 우울증 같은 거 아니야', '그냥 좀 더 노력하면 돼' 이런 생각들... 근데 더 이상은 혼자 견디기 힘들었어요.
결국 정신건강의학과에 갔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의사 선생님께 제 상태를 설명했죠. 선생님께서는 제 이야기를 다 들으시고는 중등도의 우울증이라고 진단하셨어요.
약을 처방받고 상담도 시작했어요. 처음엔 약 먹는 게 무서웠어요. '약 먹으면 중독되는 거 아닌가?', '내가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런 생각들이 들었죠. 하지만 선생님께서 차근차근 설명해주셔서 마음을 놓을 수 있었어요.
치료를 시작하고 2주 정도 지났을 때부터 조금씩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잠도 조금씩 잘 자게 되고, 식욕도 돌아왔죠. 물론 금방 나아진 건 아니에요. 천천히, 조금씩 나아졌어요.
특히 잠이라는걸 이렇게 자는게 잠이구나.. 라는걸 알게됐어요
다들 30년이 넘는 기간 다들 잠을 이렇게 자는줄 알았는데, 푹 자는게 이런거구나 라는걸 알게되니 생활이 달라지게되더라고요
상담을 통해서 제 마음도 조금씩 정리가 됐어요. 저도 몰랐던 제 마음속 이야기들을 하나둘씩 꺼내보면서, 왜 이렇게 힘들어졌는지 이해하게 됐죠.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 인정받고 싶은 마음... 그런 것들이 저를 많이 힘들게 했더라고요.
지금은 예전처럼 힘들진 않아요. 물론 아직도 가끔은 힘들 때가 있죠. 하지만 이제는 그런 감정이 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
회사에서도 많이 나아졌어요. 업무에 집중도 잘 되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아졌죠. 퇴근 후에는 가끔 운동도 하고, 취미 생활도 다시 시작했어요. 친구들도 다시 만나기 시작했고요.
우울증으로 고민하시는 분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제발 혼자 참지 마세요.
도움을 청하는 건 결코 부끄러운 게 아니에요.
조금씩 다들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적어봤습니다
작성자 깨개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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