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순탄하게만 키우는 분들은 몇 안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현재 1학년, 5학년 두 아이를 키우는데 정말 많은 일들을 겪었거든요...
첫째가 두돌 막 지나서 어린이집에서 넘어지며 이마가 깨져 뼈가지 드러나 꿰맸던 이야기..
편도가 약한 첫째는 늘 열이 30-40도라.. 병원을 제집마냥 드나들었던 이야기...
둘째는 선천성 모반을 가지고 태어나 이것을 치료한 이야기
둘째도 집에서 넘어져 이마가 깨져 응급실 달려간 이야기...
물사마귀로 두 녀석 모두 고생했으나 병원치료 없이 율무제제로 나은 이야기..
그리고, 충북대학교 병원을 알게 된 이야기에요..
2020년... 코로나가 창궐해.. 어린이집 졸업식도, 학교 1학년 입학식도 못한 우리 첫째~
마스크에 적응하고 학교에 적응해가며 열심히 다니던 10월 어느날
아들이 응아를 하다가 피가 나온다고 저를 찾는거에요.
가서 보니.. 선혈이 붉게 변기에 퍼져있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변비 없이 하루에 한두번 꼭 응아를 하는데..
응아가 딱딱해서 항문에 상처가 난건가 싶어..
일단 깨끗하게 닦아주고 지켜보자 했는데 다음날도 또 혈변을 눈다고..
피가 검붉은거라면 위나 소장에서 출혈이 발생해 소화가 되며 변으로 나오는거지만
이건 너무도 선혈이 낭자한 변이라서.. 일단 신랑이 오전 반차를 내고 집 근처 항문외과로 데리고 갔어요.
이 날이 금요일이었지요.
항문외과 다녀온 결과도.. 항문에 상처도 없고
대장쪽을 봐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는 거였어요.
일단은 집으로 복귀해서 신랑은 출근하고 첫째는 친정엄마께 맡기고
제가 퇴근해서 보니 아이는 종알종알 밝고 컨디션도 좋아보였어요.
그런데 저녁을 준비하다 아이 얼굴을 보는데 종이처럼 새하얗고 입술이 보라색인거에요.
헉!! 이거.. 문제가 있다! 싶은 생각에 퇴근하는 신랑편에
집 근처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보냅니다.
세종에 충남대학교 병원이 막 들어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에요.
신랑이 연락이 오는데, 아들은 어지럽다고 하면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토했다고 하고
충남대학교 병원은 아직 소아과 내시경 등이 안된다며
대전의 본병원인 충남대학교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네요.
금요일 퇴근길 세종에서 대전의 중심 저 멀리있는 충남대학교 본병원에 가라니?
평소에도 40-50분 거리를 금요일 퇴근길에 데리고 가면 막히는 길 뚫고 빠르게 갈 수 없겠다..
아픈 아이를 데리고 가면 안되겠다 싶은 생각에
일단 신랑보고 집으로 오라고 하고 저는 119에 전화를 걸었어요.
상황을 설명하고 비슷한 시간에 도착해서 119 대원이 아이를 살펴보는데
창백한 얼굴을 보고 눈아래꺼풀을 뒤집어서 보더니 핏기가 없다면서
일단 구급차를 타고 아이 내시경이 되는 병원을 찾아 이동한다네요
저와 아이가 구급차를 타고 신랑은 119 구급차를 쫓아오기로 합니다.
(구급대원분께 정말 너무 감사했어요,
두려워하는 아이를 달래며 조근조근 설명해주고, 저에게도 119로 연락하길 잘했다면서
무턱대고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헤메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때는 119로 연락을 하라고 해주시네요)
구급대원이 무전기로 대전/세종 근처의 대학병원 종합병원에
아이 내시경이 가능한 병원을 문의합니다.
다음날이 토요일이라서 소아 내시경이 가능한 병원이 많지 않을거라는거죠.
7-8분 정도 지났을까요? 대전 쪽의 대학병원 3곳은 모두 불가하다고 하고
종합병원 한 곳도 어렵다고 하고 어떻게 하나 싶은 찰나 청주의 충북대학교 병원에서 가능하다고 연락이 옵니다.
구급차를 돌리고 신랑도 연락해 충북대학교 병원으로 오라고 하고 출발했어요..
충북대학교에는 아래와 같이 소아청소년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들의 경우에는 소아내시경이 가능한 소아소화기영양쪽의 진료를 봐야했죠.
아이들이기 때문에 소아내시경이 가능한 곳으로 가야하는게 맞더라고요.
이지혁 교수님은 정말 친절하시고 아이의 상태를 함께 걱정해주시며
보호자가 놀라지 않도록 차근 설며도 해주시는 감사한 분이셨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응급 소아를 살리셔서 뉴스에도 나오시기도 하셨더라고요)
응급실에 도착해서 코로나 상황이라 보호자가 1명이어야하지만
아이가 어려 아이를 달래고 케어할 사람도 필요하기 때문에 저와 신랑 둘 다 응급실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직접 이지혁 교수님께 내려와 보시고 신랑이 찍어둔 혈변 사진도 보시고는,
일단은 위내시경 진행하기 전에 코에 콧줄을 꽂아서 위에 식염수를 넣어서 빼면서
피가 섞여 나오는지 확인을 해보자고 하시네요..
(콧줄이 얼마나 괴로운지..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저도 이때는 울고불고하는 아들 달래고 붙잡느라 애만 썼지..
막상 제가 작년에 크게 아파서 콧줄을 경험하니.. 어른도 너무 괴롭고 울고 힘들던.. 그런거였어요 ㅠㅠ)
신랑과 제가 아들을 붙잡고 달래고 콧줄을 넣어 위에 있는 것 꺼내고
그리고 다시 식염수를 넣어 빼고.. 다행히 피는 나오지 않는 것이 위의 출혈은 아니라네요..
일단 너무 창백하고 빈혈수치가 낮으면 수혈까지 해야할 수 있기 때문에
입원이 결정됩니다. 물론 위내시경 대장내시경도 해야하고요..
양 팔에 주사를 꽂고 지쳐있는 아들이 너무 안스러웠어요..
갑자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미안하기도 하고..
4살의 어린 둘째를 엄마께 맡겨두고 온 터라 일단 제가 집으로 가고 신랑이 남기로 합니다.
그나마 주말이어서 다행이었죠..
토요일에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을 수행하고.. 결과.. 아무 이상이 없데요.
출혈이 발생한 흔적도 없다는거에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메켈게실 같다고...
"메켈게실.....????" 대체 이게 뭘까요?
메켈게실Meckel's diverticulm
태생 초기 태아의 혈액 보급로인 제장간막관이 퇴화되지 않고 남아 있어 생기는 장의 기형상태
설명을 봐도 잘 모르시겠죠?
진짜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이고...
태어날 때 정상적으로 퇴화되지 않고 장이 돌출된 부분이 존재하고
이것이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출혈이 되어 수술하는 경우가 있다더라고요.
충북대학교 이 교수님은 1년전에도 어른이 되어서야 수술한 케이스도 있다셨어요.
메켈게실을 잘 아시는 교수님이셔서 얼마나 다행이었나 몰라요..
메켈게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핵의학검사를 진행해야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다행히 아들은 일요일부터 혈변을 누지도 않고 혈색도 많이 돌아와
수혈까지 할 필요 없었고, 월요일에 퇴원이 가능하다고 결정이 되었어요.
그래도 원인은 알아야하니 핵의학검사는 2주 뒤로 예약을 하였고요..
일요일에 병실이 답답해서 산책하는 아들모습입니다.
양 손에 주사바늘 꽂고 그래도 해맑게 웃는 아들이 어찌나 안쓰럽던지요.. ㅠㅠ
충북대학교 병원이 이때는 한참 리모델링 중이어서, 소아병동에서는 주차장 뒤쪽으로 산책을 해야했답니다
화요일부터 일단 아들은 다시 정상생활로 돌아갔고, 2주 뒤에 가서 핵의학검사를 수행했어요..
이 검사를 수행하는 동안에도 정말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해서
동영상을 보여주며 힘들어하는 아들 달래주고 했던 기억이...
그리고 며칠 뒤에 신랑이랑 다시 방문을 하니 다행히(?) "메켈게실"이 아니라고 하네요..
대체 그럼 원인이 무엇인지.. ㅠㅠ
일단 지금은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만약에라도 다시 혈변을 누면
그때는 캡슐내시경을 진행하자고 하십니다.
캡슐내시경은 작은 카메라가 든 약을 먹어서 위장을 지나며 이 카메라가 사진을 찍어
출혈이 발생한 곳을 찾는 방법입니다...
다행히... 아들은 그 뒤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아주 잘 지내고 있답니다.
진짜.. 아직까지도 왜 그 때 혈변을 누웠는지.. 원인을 알 수 없는 것이 뭐랄까 약간 궁금하긴 하지만요..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그 때 구급차를 타고 핏기 하나 없는 아들을 달래며 주변 대학병원 3곳과 종합병원 1곳에서 모두
소아내시경이 불가능하다고 연락이 오고, 유일한 희망이었던 충북대학교 병원에서
소아내시경이 가능하다고 연락이 왔던 그 순간은 잊을 수가 없네요.
이지혁 교수님이 직접 내려오셔서, 아들을 달래고 저와 신랑에게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면서
이런저런 검사를 해주셨던 그 순간도요....
그래서 제게 충북대학교병원과 이지혁 교수님은 너무도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답니다.
충북대학교 병원은 충청북도의 유일 상급종합병원이에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태양의 후예를 충북대학교 병원에서도 찍었다고 합니다.
저기... 송중기가 걷는 저 길....
저도 아들 입원 중에 주차장에 주차하고 걷던 길인데 말이에요! ㅎ
(솔직히 애들 키우느라 드라마를 못봐서, 태양의 후예 이야기만 듣긴 했는데..
엄청난 인기 드라마였자나요? )
세종에서는 대전에 위치한 충남대학교 병원도 비슷한 거리로 갈 수 있지만,
솔직히 주말 소아 내시경이 가능했던 충북대학교 병원이 있어서,
이지혁 교수님을 만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소아과 분 아니라 아래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진료과를 보면 정말 다야한 분야로 나뉘어 있습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가 정말 다양한 과로 구분되어져있어서,
저 같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아이들은 아이들에게 맞는 진료를 봐야하는데, 이렇게 과가 세분화 되어 전문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아들 입원 당시 한참 리모델링이던 충북대학교 병원은 2022년에 리모델링을 끝냈다고 합니다.
충북대학교병원 핵의학과는 PET-CT, SPECT-CT, 감마카메라 등 신규 핵의학 영상장비를 포함해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며 모든 장비를 GE헬스케어의 신규 핵의학 영상장비로 교체했다네요.
최신 장비들이 있는만큼 더욱 검사 결과에 신뢰가 갈 것 같아요.
충북대학교 병원은 충북대학교 바로 옆에 위치하여 있답니다.
진입로가 충북대와 별도로 나뉘어져있어서 유의해야합니다.
아직도 원인미상이지만, 정말 아이를 키우며 긴박했던 때
그리고 그때 만난 충북대학교 병원과 이지혁 교수님, 아들이 진료 받았던 일들을 소개해보았습니다.
부디 이젠 부모님 형제자매들 우리 가족들 모두 큰 병 없이... 다들 건강만 했으면 좋겠어요!!!
작성자 인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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