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이 주제라니!! 제가 기다렸던 주제네요.
저는 너무 잘 다니고 있는 병원의 교수님이 계셔서 말이죠.
제가 정기진료를 받고 있는 대구 가톨릭대학병원입니다.
여기는 일단 중심지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아요.
버스도 많이 다니는 것 같고,
근처에 지하철 역도 있거든요.
저희집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서 다니는 데 부담이 없습니다.
코로나가 터지고나서 뇌동맥박리가 됐어요.
뇌동맥박리의 원인은 정확한 게 없다고는 하는데,
저는 스트레스를 받은 제가
여러모로 부하가 걸려서 일어난 게 아닌가 싶어요.
뇌동맥박리란 혈관의 내벽이 찢어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혈관내벽이 찢어지면 혈관이 얇아져서 파열되게 되어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외벽까지 찢어져서 혈액이 뇌로 나오게 되니까요.
또는 찢어진 벽에서 혈전이 발생하거나
찢어진 내벽이 치유되면서 혈관이 좁아져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내벽만 찢어졌고 혈관이 잘 버텨줬으며
추후에 검사를 해보니 찢어진 혈관이 잘 아물고
그쪽은 막혀서 혈액이 다른 혈관으로 흐르는 중이라더군요.
즉 가야되는 길이 막혀서 다른 길로 가고 있는 중이니
더 많은 혈액을 받고 있는 다른 길을 조심해서 써야 된다는 거죠.
이런 과정을 다 겪는데 도움을 받은 곳이
가톨릭대학병원 신경과이며,
그 중에서도 저는 도진국 교수님의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 도진국 교수님을 봤을 때 좀 괴짜 같았어요.
저의 병에 대해서, 치료방법에 대해서, 주의사항에 대해서 등등
설명을 엄청 자세하고 알기 쉽게 해주시는데
중간중간 자신의 이야기를 엄청 하시고
진료 보다가 힘들었던 이야기까지 저랑 남편에게 토로를 하세요 ㅋㅋㅋㅋ
저는 쓸데없는 이야기 많이 하는 거 싫어하거든요.
그런데말입니다.
도진국 교수님과는 데스티니!! 운명이었나봐요.
저랑 성이 같습니다.
그리 흔한 성은 아니다보니 거기서 오는 친밀감.
교수님이 맨날 "우리 집안 사람이 좀 예민하죠."
"이래서 도씨들은 피곤합니다."
"내가 잘 알죠. 도씨들은.."
이런 얘기를 하세요.
그러다보니 저도, 같이간 남편도
어느새 교수님의 이야기를 재밌게 듣고 있어요.
오늘 진료 힘들었다고 이야기 하시면
"아유~ 얼른 진료 보시고 들어가서 쉬세요." 막 이러구요.
진료 받으러 가보면 대학병원 특히 신경과에는 어르신들이 많아요.
와중에 나름 젊은 저희가 들어가면 말문이 트이시는지
앞에 들어갔던 다른 환자들에 비해 진료시간이 확실히 길더라구요.
교수님 개인적인 이야기도 막 해주시고..
아무튼! 저는 환자와의 라포를 형성하시는 거에 성공했으니
치료의 반이상을 성공하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뇌동맥박리증은 꾸준히 진료를 보며 지켜보니
다행히 더 큰일이 발생하지 않고 마무리가 되었구요.
앞으로는 간간히 검사해가며 관리만 해주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겪고있는 지긋지긋한 편두통입니다.
저를 처음 보시더니 혹시 편두통 있지 않냐고 하시더라구요.
있다고 하니까 그럴 줄 알았다며..
교수님이야기를 해주시더라구요.
없는 집에 태어나서 공부를 하나도 안하는 꼴통이었는데도
부모님이 공부하라는 소리를 안하셨다.
오히려 공부하라고 하면 말 안듣고
다른 짓 하는 꼴통인 걸 알아서 그러셨던 것 같다.
우리 도씨들이 좀 고집스럽고 성질이 뭣같은 면이 있지 않느냐.
그런데 내가 의사가 되기로 맘 먹은 게 바로 편두통 때문이었다.
지긋지긋한 편두통 때문에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이거 제대로 공부해서 이겨내고 싶었다.
짧게 요약하면 이겁니다.
그래서 교수님 본인은 편두통에 관해서는 너무 잘 안대요.
겪어봤기 때문에 어떤 고통이고 어떤 증상들이 있는지를요.
그렇기때문에 저는 더더욱 믿음이 가구요.
교수님이 시키는대로 하고 있습니다.
제게 꼭 지키라고 하신 건 이런 겁니다.
첫째, 편두통에 관해 예민하지 말것.
약 먹는 거에 부담 느끼지 말고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약 복용 규칙을 지켜 복용하라고 하셨습니다.
맨날 먹는 것도 아니고 아파서 며칠을 고생하는 스트레스보다
빠르게 약을 먹고 낫는 게 더 낫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제게 맞는 편두통약을 처방 받아서
적시에 잘 사용하고 있어요.
물론 이것도 복용 시기를 놓치면 3일씩 고생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리고 있어요.
둘째, 마음을 내려놓을 것.
쉽지 않은 거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거라 하셨어요.
교수님 본인이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저도 생각이 많은 사람인 걸 잘 아는데,
쉽게 못내려놓을테니 멍때리기를 하라고 하셨죠.
자연으로 나가서 흙 밟고 바람 쐬고 저 멀리 쳐다보고 멍 때리라고.
마침 캠핑을 다니던 중이라 어찌나 반갑던지요.
교수님은 나랑 잘 맞는 것 같아!! 하구요.
셋째, 운동할 것.
이건 아픈 사람이든 건강한 사람이든
너무나 당연하게 해야 하는 거긴하지만,
제가 혈압도 높은 편이니 반드시 살을 빼야 한대요.
혈압약을 처방할 수도 있지만,
아직 젊은데 약 먹게 하고 싶지는 않으니 운동을 하라고.
제일 좋은 건 달리기.
교수님이 그렇게 해서 많이 빼셨대요.
이건 마음을 내려놓는 거랑도 통하는데,
생각이 많으니까 달리면서 아무 생각 안하기 위해서 달리셨대요.
그러다보니 체력도 좋아지고 살도 많이 빠졌다고.
저한테 꼭 달리라고..
안되면 만보걷기라도 꼭 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해서 저 한달만에 7키로 뺐었거든요.
지금은 다시 쪄서 교수님한테 야단 맞았지만.. ㅎㅎ
저는 그냥 증상에 관한 약만 처방해주고
이거 먹고 나으세요~ 할 수도 있는 걸
본인 얘기까지 해가며 환자의 공감을 사고
이왕이면 약 없이 나을 수 있게 해주려고 하시는 점이
진짜 너무 맘에 들었어요.
그래서 한번씩 쓸데없는 소리 ㅋㅋㅋㅋ 하실 때도
오늘 참 재밌네~ 하면서 듣고 있습니다 ^^
이런 대학병원 교수님 흔하지 않은 거 아닌가요?
저는 슬의생의 누군가가 도진국 교수님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제가 진료받는 신경과는 스텔라관에 위치해있습니다.
몇년전에 리모델링해서 오래된 병원임에도
건물의 시설이 아주 깨끗하고 쾌적해요.
주차도 대학병원 가면 힘든 경우가 많던데
주차장이며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 버스는 안타고 다녀서 몰랐는데,
노선버스 종류가 크게 많지는 않네요.
(그래도 우리집 근처에서 가는 버스도 있다!!)
그렇다면 셔틀버스를 이용하세요.
지하철역에서 탈 수 있게 돼있네요.
저는 대학병원하면 교수님들 다 딱딱하고
위급하지 않은 환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런 이미지로만 접해왔었거든요.
많은 환자들을 보고 많은 위급상황을 보니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은 합니다.
그런데 대구 가톨릭대학병원 신경과 도진국 교수님을 만나고
이런 분도 계시는구나 하는 걸 알게 됐습니다.
교수님과 나의 만남은 운명.
아마도 교수님은 모르시겠지만..
열심히 진료보며 건강관리 잘 해보겠습니다.
도진국 교수님의 진료시간은
월수 오후/화목 오전입니다.
저는 월요일 오후 예약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작성자 또이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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