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 한국新으로 은메달... 하늘에 계신 엄마와 함께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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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은 11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7kg 이상급에서 인상 131kg, 용상 168kg, 합계 299kg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 대회 여자 53kg급 윤진희(동메달) 이후 8년 만에 나온 한국 역도 메달이다. 또, 지난 2004 아테네 은메달, 2008 베이징 금메달, 2012 런던 동메달을 획득했던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이후 12년 만에 탄생한 여자 최중량급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이날 박혜정이 들어올린 인상 131kg은 한국 신기록이기도 하다. 이날 기록 말고도 여자 최중량급 한국 기록(용상 170kg·합계 296kg)에는 전부 박혜정의 이름이 있다.

박혜정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장미란(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역도에 입문했다. 투포환 선수 출신 어머니 남현희씨 재능을 물려받은 박혜정은 빠르게 성장했다. 경기 안산 선부중 3학년 때 합계 255㎏을 들어 올려 장미란이 고2 때 세운 기록(235㎏)을 넘어섰다. 장 차관이 고3 때 합계 260㎏을 들어 올린 것과 달리 박혜정은 고교 입학 후 처음 치른 대회에서 267㎏을 기록했다. 성인 무대에서의 흐름도 좋다.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장미란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후 13년 만의 정상이었다. 장미란 뒤를 이어 최중량급의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박혜정에게는 이번 대회에서 꼭 메달을 따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박혜정 어머니 남씨는 지난 4월 8년 동안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 남씨는 투병 중에도 박혜정 경기가 있는 날에는 직접 운전을 해 전국을 누비면서 응원해 왔다. 역도계 관계자는 “세상을 떠나시기 일주일 전쯤 만났는데, ‘암을 이겨내야 한다. 우리 혜정이 크는 것을 더 봐야 한다’고 말씀하셨었다. 그런데 하루 이틀 사이에 갑자기 안 좋아지시더니 떠나셨다”고 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건 IWF 태국 월드컵이 열리기 1주일 전이었다.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였다. 박혜정은 상을 치른 뒤 “어머니에게 올림픽 나가는 것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당시 대회에서 리원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파리행 티켓을 따냈다. 박혜정은 대회를 마치고 “어머니가 올림픽 출전을 바라시는 걸 너무 잘 알았다. 그래서 월드컵에 가서 이 꽉 깨물고 제대로 보여주고 왔다. 어머니가 아버지와 언니 꿈에는 나왔다는데, 아직 내 꿈에는 오시지 않았다”면서 웃었다.

조성현 안산공고 코치는 박혜정이 선부중에 있을 때부터 7년을 동고동락했다. 집과 고등학교가 먼 박혜정을 아내와 아들이 사는 본인 집에서 재우기 부지기수였다. 조 코치는 “혜정이는 그냥 우리 가족이다. 성격이 너무 좋아서 우리 가족하고도 잘 어울린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밝은 와중에도 또 속은 깊어서 힘들어도 힘들다고 티를 잘 안 낸다. 외국으로 대회 나가서 장염에 걸린 적이 있었는데 말하기 전에는 몰랐다. 마음이 쓰이는 아픈 손가락이다”라고 했다.

조 코치도 박혜정의 어머니와 자주 만났다. 조 코치는 “언젠가 혜정이 어머니를 만났는데, 이렇게 늘 딸에게 말한다고 하셨다. ‘자랑스러운 딸, 뭐를 해도 자신감을 가져라. 남들이 뭐라고 해도 신경 쓸 것 없다. 딸만 떳떳하면 그걸로 됐다. 올림픽 메달을 따지 못해도 괜찮다. 시간이 지난 건 돌릴 수 없잖니. 앞만 보고 달려라.’ 어머니도 혜정이의 모습을 보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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