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석의 푸드로지 - 전어·농어·민어
남해선 여름 전어회 최고로 쳐
기름기 많아 맛도 냄새도 좋아
6월~9월초 많이 잡히는 농어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일품
민어는 복달임 음식으로 유명
참치·고등어와 달리 담백한맛
전어가 나왔다. 횟집들이 ‘전어 개시’ 간판을 내걸고 있다. ‘가을 전어’라더니 철모른 몇 마리가 잡혀 올랐을까. 아니다. 사실 여름 전어였다. 전어를 가장 즐겨 먹는 지역인 경남 남해안에선 가을이 들기 전에 먹는 전어회를 최고로 친다. 전어는 뼈째 써는 일명 ‘세꼬시’로 먹는 까닭에 본격적으로 뼈가 억세지는 가을이 되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이유다. 구이 역시 잔가시를 그냥 씹어 삼킬 수 있는 시기가 요즘 같은 때다.
회를 좋아하는 이들은 여름에 챙겨 먹을 생선이 별로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느낌이 아니다. 도감을 봐도 그렇다. 대략 민어와 농어, 개장어, 병어, 숭어 정도다. 한반도 주변에 나는 제철 생선은 주로 겨울에 몰려있다. 그나마 일찌감치 전어가 나왔으니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하다.
전어는 커봤자 어른 손바닥 만한 체급(15∼30㎝)의 생선으로 한반도 서남해안에 산다. 늦가을 산란기를 앞두고 살을 찌운 채 연안에 몰려든다. 생선의 경우 연근해로 몰려와 잡기 좋은 시기를 제철이라 한다. 예전에 산지를 제외하고는 주로 구이로만 먹었지만 요즘은 횟감으로도 즐겨 쓴다. 갑자기 인기가 좋아진 덕이다. 물차를 태워 살려서 도심으로 보내기도 한다. 9월만 되어도 서울 곳곳에 횟집마다 수조에 전어를 넣어두고 제철이 왔음을 알린다.
전어 이름에는 돈 전(錢)자를 쓰지만 사실 허드레 생선이었다. 대놓고 “전어? 남 주기도 미안혀서∼”하던 충남 서해안은 물론, 대대로 인기를 누려온 남해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고기 전문가 정약전은 “누구나 돈을 걱정하지 않고 먹을 수 있었기에 전어라고 부른다”고 자산어보에 적었다.
서울 종로 ‘홍어랑 민어랑’의 민어회. 두툼하게 숭덩숭덩 썰어냈다.
서울 종로 ‘홍어랑 민어랑’의 민어회. 두툼하게 숭덩숭덩 썰어냈다.
기름이 많아 상하기 쉬운 까닭에 내륙까지 옮기기 어려운 터라 더욱 제값을 받기 어려웠다. 값이 싸고 많이 잡히지만 그나마 맛은 좋았던 모양. “집 나간 며느리가 전어 굽는 냄새에 돌아온다”, “전어 대가리엔 깨가 서 말”, “사람들이 돈이 얼마나 들어도 찾는다 해서 전어(錢魚)” 등 전어 맛을 칭송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전어값에 대해 정반대 이야기가 나돈 것은 아마도 당시의 생선 운송 기술 탓이다. 고이 모셔온(?) 까닭에 서울에선 귀한 생선 취급을 받지만 산지에선 헐값 취급받는 경우는 전어 이외에도 허다했다.
기름이 많아 상하기 쉬운 까닭에 내륙까지 옮기기 어려운 터라 더욱 제값을 받기 어려웠다. 값이 싸고 많이 잡히지만 그나마 맛은 좋았던 모양. “집 나간 며느리가 전어 굽는 냄새에 돌아온다”, “전어 대가리엔 깨가 서 말”, “사람들이 돈이 얼마나 들어도 찾는다 해서 전어(錢魚)” 등 전어 맛을 칭송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전어값에 대해 정반대 이야기가 나돈 것은 아마도 당시의 생선 운송 기술 탓이다. 고이 모셔온(?) 까닭에 서울에선 귀한 생선 취급을 받지만 산지에선 헐값 취급받는 경우는 전어 이외에도 허다했다.
아무튼 가출한 식구가 맛있는 냄새를 맡고 돌아온 계기가 전어였든 굴비였든 간에, 그리고 굳이 전어 대가리의 용적을 서 말(약 54ℓ)에 비춰 터무니 있니, 없니 따져볼 필요까지는 없다. 맛 좋고 냄새 좋다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는 전어의 인기 상승에 행운으로 작용했다. 이런 ‘스토리 텔링’ 덕에 2000년대 들어 부쩍 늘어난 음식 관련 신문 방송 미디어들의 극찬이 죄다 전어에게 꽂힌 것이다. 지겨운 여름을 하루바삐 보내 버리고 싶었던지, 너도나도 가을 소식을 여름에 벌써 온 전어에 실어 전했다.
아무튼 전어는 허드레 생선에서 제철 인기 생선으로 지위가 격상했으며 양식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요즘은 신선하게 살아있는 상태로 운송할 수 있는 데다 그동안 내륙에선 흔히 볼 수 없던 종류라 입소문을 통해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어는 횟감보다는 구잇감으로 환영받던 생선이다. 제철에 기름이 잔뜩 오른 전어 맛은 고소하고 구울 때 피어오르는 특유의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기름기 많은 생선 종류가 대부분 겨울이 되어야 나니 희소성의 가치도 있었다. 9∼11월부터 지방량이 극도로 증가한다. 같은 무게당 다른 어종의 3배에 가까운 지방을 축적한다. 요즘은 가시도 여물지 않을 때라 작은 치를 석쇠에 바싹 구워내면 머리째 으적으적 씹어먹을 수 있는데 이때 고소한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대가리에 깨 서말’ 운운은 이때 나온 듯싶다.
작은 치수가 환영받는 것은 초밥에 쓸 때도 마찬가지. 초밥 요리사가 전어의 가시를 일일이 제거하기란 무척 번거로운 일이다. 전어사리(전어새끼)를 초절임으로 쓰면 해결되니 여름이 시작될 때면 일제히 초밥집에서 전어 초밥을 낸다. 시메사바(고등어 초절임)처럼 소금과 식초에 한 시간 정도 절였다 쓴다. 일본 며느리는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전어 초밥과 전어 새끼인 ‘신코(新子)’ 초밥은 꽤 맛있는 메뉴로 통한다.
예전보다 국내에서 전어를 계절 별미로 즐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떡전어’라 해서 유독 전어를 즐기는 사천, 창원 등 마산만 일대 지역과 전남 광양시에선 지금부터 집집마다 전어를 찾는 손님들을 위해 준비에 바쁘다. 이들 지역에선 따로 축제도 연다. 전남 지역에선 전어 내장을 따로 젓으로 담은 전어밤젓을 많이 먹는다.
경기 고양시 ‘삼송수산’의 모둠회. 오른쪽에 가지런히 놓은 어두운 빛깔의 생선회가 여름이 제철인 농어다.
경기 고양시 ‘삼송수산’의 모둠회. 오른쪽에 가지런히 놓은 어두운 빛깔의 생선회가 여름이 제철인 농어다.
어물전에서 여름철 인기를 끄는 데는 농어도 한몫한다. 별다른 횟감 생선이 드문 여름에 농어만큼은 찾는 이가 많은 까닭이다. 농어는 한반도 동남해에 주로 서식하는 어종이다. 산란기인 가을, 겨울에 깊은 바다에 있다가 연근해로 몰리는 여름에 많이 잡는다. 산란기를 앞둔 까닭에 여름 농어는 제대로 살이 올라 식감이 퍽퍽하지 않고 촉촉하다. 담수와 염수가 합쳐지는 기수 지역에서 출몰이 빈번하다.
보통은 6월부터 8월까지가 농어의 제철이라 하는데 9월 초에도 많이 잡힌다. 봄에 주로 잡는 농어 새끼는 ‘깔따구’라 해서 회무침으로 해 먹는데 남해안의 봄철 별미로 손꼽힌다. 살이 부서지기 쉬운 탓에 정식으로 회를 뜨지 않고 봄나물과 함께 무쳐 먹는 것이 보통이다. 살은 쫄깃하지 않고 부드럽지만 크기가 커서 두껍게 써는 횟감으로 많이 쓴다. 물론 익혀도 맛이 좋아 찜과 구이, 생선국으로 먹기도 한다. 양식에선 담백하고 부드러운 특성에 맞춰 농어 스테이크나 타르타르(육회)를 한다.
농어는 특히 밀치(숭어)와 함께 부산에서 좋아하는 횟감 어종이다. 농어의 부드러운 맛에 익숙지 않은 다른 지역에선 여름철 다른 횟감 생선과 함께 모둠회로 낼 때가 많은데 이때 농어 맛을 들이고 나면 다음번엔 아예 통마리를 잡아달라 주문하는 등 선호도가 높은 횟감이다.
민어를 빼먹고 여름 제철을 얘기하기 뭣하다. 그만큼 복날 복달임 음식으로 가장 유명한 생선이 바로 민어인 까닭이다. 예전부터 먹었다. 수라상에도 올랐다. 시의전서는 “(민어)껍질을 벗겨내고 살을 저며 가늘게 썬 다음 기름을 발라 접시에 담고 장을 식성대로 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인은 유난히 조기와 민어를 즐긴다. 둘 다 대가리에 커다란 뼈가 박혀있고 꽉꽉 울어대는 등 서로 닮은 구석이 많다. 그래서 한자로 석수어(石首魚)라 부르는 것도 같다. 비싼 값을 매기는 것도 참조기와 민어에게 모두 해당하는 일이다.
광주 ‘미미원’의 민어전.
민어는 서해에서 많이 잡힌다. 신안 임자도와 연평도 부근 바다가 산지로 유명하다. 산란기인 가을 직전에 가장 맛있다. 조기보다 훨씬 덩치가 큰 민어는 두툼하게 썰어낸 여름 횟감으로 좋은데 참치, 고등어 등 기름진 생선과는 달리 담백하다. 호불호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민어회 특유의 부들부들한 식감을 좋아하는 이도 많다. 게다가 곱창처럼 쫄깃해 기름장에 찍어 먹는 부레, 보들보들한 식감의 껍질 등 여러 부위의 맛이 각각 달라 먹는 재미가 좋다. 그래서 2000년대 들어 민어를 찾는 이가 부쩍 늘었다. 요즘 시중 횟집에선 방어가 나오기 전까지 여름 비수기에 민어를 집중적으로 밀고 있다.
횟감보다는 민어전을 별미로 치는 이가 많은데 사실 산지와 가까운 목포 등지에선 기겁하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회, 전, 탕코스로 많이 내지만 원래는 민어회를 먹다 남은 것으로나 전을 부쳤다고 한다. 사실 신선회로 먹을 수 있는 부위를 전으로 부치기엔 조금 아깝지만 민어전 특유의 부드러운 맛에 눈을 뜨면 누가 뭐래도 상관없다.
제철이 아닐 때는 살짝 말렸다가 쪄먹기도 하는데 민어찜도 맛이 좋다. 민어탕도 좋다. 대가리와 뼈를 넣고 푹 끓이면 곰탕처럼 뽀얗게 우러나는 까닭에 여름철 복달임용 보양식으로 꼽힌다. 가끔 저렴한 식당에서 점성어나 꼬마민어 등 다른 종류를 민어랍시고 파는 경우가 있는데 맛에서부터 완전히 차이가 난다. 탕은 껍질, 횟감은 색(민어는 연분홍)을 보면 당장에도 구분이 간다.
줄곧 여름 입맛을 지켜온 수문장 민어, 여름 횟감 없다는 얘기에 일침을 놓는 낭중지추 농어, 숨이 턱턱 막히는 열풍 속에서 가을이 이미 문턱까지 왔음을 알리는 전령사 전어. 이들 여름 생선 삼총사는 뜨거운 2024년 여름의 추억을 입맛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
긴글이어서 요약해 드릴게요.
여름이 가기전에 꼭 먹어야 할 회를 소개하는
정보인데요
무더운 여름날 지치고 힘들때 "농어" "전어"
"민어"드시라는 글이어요.
농어나 민어는 수산시장이나 현지를 방문해야 먹을 수 있지만 마트 수산코너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전어 많이 드세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 온다고 그만큼 맛있대요.
저는 일주일전에 전어회를 먹었는데
맛있어요.회를 좋아해서인지 모른지만서도요.
작성자 저녁노을
신고글 통통히 오른 살, 뼈째로 오도독… 지금 먹어야 해 ‘여름회 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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