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두 시간 걷고 채소·잡곡·비타민까지 먹는데… 왜 이리 불안한가
느리게 나이 드는 생활 습관에 대하여 여러 사람에게 알리다 보면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경박 단소한 식사, 충분한 신체 활동, 회복 수면 등의 생활 습관을 만들어 유지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서 오히려 병이 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주로 20~30대가 하는데, 스트레스를 화끈하게 풀고 당장을 즐기면서
사는 것이 오히려 나은 삶 아니냐는 뜻이 숨어 있다. 사실은 반대다.
건강한 식사나 신체 활동, 회복 수면, 절주, 머리 비우기의 공통점은 오히려
우리 몸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준을 낮춰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건강한 생활 습관이 오히려 병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때로는 사실이 될 수도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과하면 독이 될 수 있듯,
노화나 질병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삶 전반에 대한 과도한 규율과 집착으로 번지면
어느 순간 주객이 전도되며 삶의 질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도 여러 답답한 점이 있어 진료실을 찾은 60대의 남성 A씨 사례다.
항상 피로하다고 느끼는 그는 늘 건강과 관련된 매체를 시청하며 ‘항노화’에 대한 책도 빠짐없이 읽는다고 하였다.
특별한 지병은 없지만 철저히 채소와 잡곡 위주로 소식을 하고 있었고
여기에 더해 하루 두 시간씩 걷는다고도 하였다.
아주 마른 몸매인데, 영양 실조로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여러 비타민과 보조제를 매일 한 움큼씩 복용하고 있었는데,
그 목록이 노트 한 페이지에 빼곡했다. 건강에 좋다는 것은 다 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몸이 좋지 않은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들어 보니, 원래는 통통한 체형이었으나 2년 전 당뇨 전 단계와 고지혈증에 해당한다는
말을 듣고, 약을 먹지 않으려고 체중을 15kg 가까이 빼게 되었고, 이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검사를 해 보니 근육량뿐 아니라 뼈 밀도도 상당히 낮아져 있었는데,
결국 생활 습관의 구성 요소 하나하나는 문제가 없었지만 수단과
목표가 뒤바뀌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해치게 된 것이다.
결국 A씨에게 가장 급요한 처방은 중용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균형 회복이다.
노화를 박멸할 수 있는 생활 습관과 관련한 TV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제안, 노화를 퇴치할 수 있다는
과학기술에 대한 책을 만들자는 제안 등을 자주 받는다.
이런 시각은 본질을 놓친 채 노화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강화한다.
베카 레비 교수는 단 10분 동안 나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기억력과 신체 기능, 심지어 삶의 의지까지 개선할 수 있었다고 했다.
년을 거부 대상이 아닌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완성 시기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지속 가능하게 나이 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작성자 하루=즐겁게+행복하게+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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