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응급실 코로나로 방문한 솔직 후기

 

 

 

제가 사는 곳 주변에 응급실이 세곳정도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곳이 충북대학교 응급실입니다.

아플때 24시간 언제든 달려갈 수 있는 응급실

그것도 대학병원 응급실이 가까이 있다는게 참 감사한 일이죠

게다가 응급실에 소아병동도 따로 있어서 소아과 선생님께 진료볼 수 있어요

지역에서 사랑받는 병원 중 한곳입니다.

 

 

그런데 제 후기는 좋은 경험은 아닙니다.

아이가 밤에 고열이 나는데

작년 코로나가 한창 유행할때라 바로 충북대 응급실로 달려갔지요

물론 열이나서 격리병동으로 가야하니 소아응급병동을 갈 순 없었지만

격리병동에서도 소아과선생님께 진료를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ㅜㅜ

 

가는길에 아이가 차에서 토를 했는데 마스크를 한채로 토를 하면서 상체로 토가 그대로 흘러내려

어쩔 수 없이 윗옷을 벗겨야했습니다.

차에 다른 담요도 없었고 저도 입고간 반팔 하나뿐..

병원에 들어가니 에어컨 빵빵.. 마침 오한이 온 아이는 너무 춥다며 부들부들 떨었어요

고열이 오를땐 더운 곳에서도 추워서 온몸이 떨리잖아요

그런데 그 상태로 거의 1시간을 떨며 대기한 것 같아요

격리병동에 자리가 없다 하더라구요

담요를 요청했지만 규정상 줄 수 없다네요

저는 온몸으로 아이를 끌어안고 에어컨을 피해 최대한 병원 밖에서 대기했습니다

혹시 호명하는데 못들을까 계속 들락거리면서요

 

 

그렇게 한참을 기다려 격리병동에 들어갔지만

거기서도 담요는 안된다네요

격리병동 자체가 모두 고열 환자라 오한이 오는 사람도 많을텐데 왜 담요 한장을 못주는건지

다행히 뒤늦게 남편이 옷을 가져다 주었고

해열제 맞고 열이 내리며 오한도 멈추었지만

그때까지 에어컨 바람밑에 파란 입술로 부들부들 떠는 아이 보면 정말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소아과선생님이 오셨고 코로나검사 후 양성이 나왔다 알려주셨어요

그때 해열제 교차복용 관련해 해열제 용량에 대해 여쭤봤는데

모른다 하시네요. 소아과 선생님이면 기본적으로 아실 것 같은데

블로그만 찾아봐도 나오지만 선생님 설명을 명확하게 듣고싶었던건데..

난감해하시는 모습 보니 더 물어봐도 뭘 얻을 수 없을 것 같아 알겠다 하고

약 처방 받아 나왔습니다. 해열제 처방 나와있던데 이건 용량 어떻게 계산 하셨을지..

그냥 전산에 넣으면 자동으로 나오는 그런거겠죠..?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아픈아이 업고 정신없이 결제하고 집에 와보니

코로나검사비 전액이 청구되었더라구요

제가 자의로 검사한 것도 아니고 의사판단으로 검사한건데 전액 청구라니

병원 원무과에 전화해서 항의하니 담당의사에게 확인 후

환불처리되었습니다.

 

 

사실 몇달전 새벽에 갑자기 아이 얼굴이 호빵맨처럼 부어서

또 충북대 응급실을 갔는데 그때도 같은 소아과선생님이 오셨고

원인을 알 수 없고 해줄게 없다며 

날 밝으면 소아과 가라고 하시더라구요..?

제가 잘못 들은건가 했어요

대학병원에서 해결 안되니 작은 소아과로 가라.. 이게 맞는건지 ㅎㅎ

결국 다음날 다니던 동네 소아과로 갔고

보시더니 별다른 검사도 없이 침샘염 진단 주시고 약먹고 바로 나았어요

 

 

그 뒤로는 아이들이 아플땐 그곳에 안갑니다

외상이 있을땐 갈 것 같아요. 실제로 예전에 머리 다쳤을때 급히 가서 검사받고 만족하기도 했구요

충북대 응급실 자체는 나쁘다 생각하진 않아요

좋은 병원입니다. 많은분들이 찾으시고요

응급실은 원래 완전한 진료를 받기는 어려운 곳이긴 하죠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응급실에 그 소아과 선생님은 좀.. 아니 많이많이 아쉬웠습니다.